노화는 정자와 난자의 수정으로부터 시작되어 사람이 사망할 때까지 일어나는 전 과정을 포함하며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들과 신체조직 전체에서 일어납니다.
출생부터 급속도로 성장 과정을 거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성장과 죽음 사이에는 노화라는 사이클이 끊임없이 수행되고 있습니다.
사람은 난자와 정자의 수정으로 발생을 시작하고, 출생한 후 일정 기간 동안 성장을 지속합니다. 30세 정도 부터는 성장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으며 서서히 기능의 감소가 일어나 궁극적으로는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모든 다세포 생물들의 다양한 생리적 시스템이 성숙기 동안 점진적인 손상을 겪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감소되어 결국 죽음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 노화과정의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가설들이 노화현상을 설명하고 있지만 노화의 특징인 복합적 요인으로 인하여 아직까지 확정된 노화이론은 존재하지 않으며, 각각의 이론마다 타당한 근거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측면으로 이루어지는 노화연구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 노화는 생애를 통하여 무작위로 일어난 유해한 기작들이 합쳐져 퇴행적 변화(degenerative change)를 일으키는 것이라는 이론
- 이미 계획된 바대로 발생성장 단계의 마지막 종착지로서 철저하게 조절이 되는 마스터플랜에 의하여 일어난다는 것(programmed mechanism)이라는 이론
여기에서 마스터플랜이 담겨있는 곳은 유전정보가 있는 염색체를 뜻합니다. 노화에 대하여 300여 가지가 넘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으나 어떤 한 가지 이론으로 노화현상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까지 노화이론으로 대표적인 것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자유라디칼 이론
미토콘드리아가 세포내에서 대부분의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일부의 ROS(활성산소종, reactive oxygen species)가 만들어지고 이러한 ROS에 의하여 생체 성분들이 손상을 받아 지속적으로 축적이 일어나면 노화와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자유라디칼 이론(free redical theory)' 또는 '산화적 스트레스 이론(oxidative stress theory)' 이라고도 합니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세포기관 및 효소들로 부터도 ROS는 생성될 수 있습니다. 생물체는 항산화시스템(anti-oxidative system)이라는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100% 완벽하지 못하므로 일부의 활성산소종(ROS)에 의한 유해(toxic) 작용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유해 작용은 천천히, 경우에 따라서는 수년 내지 전 일생을 통해 만성적으로 누적되어 세포나 조직의 기능을 저하시키며(degeneration) 이것이 곧 질병 및 노화의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자유라디칼 이론에서는 원래 ROS의 표적이 무작위이고 무차별적이며 축적되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나, 특정 분야에서 ROS의 생성은 항상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오히려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예를 들어, 대식세포에서 생성되는 ROS는 감염에 대항하는데 필요한 숙주 방어 기작을 유지시킵니다. 이와 같은 원리로 세포질의 ROS는 생체 세포의 증식(proliferation)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세포의 신호전달기작을 적당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량의 ROS는 필요하지만, 너무 많거나 적은 양의 ROS는 노화나 노화 관련 질병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텔로미어 이론
인체는 100조 개 이상의 세포로 구성되며 각각의 세포에는 유전정보의 설계도가 존재합니다. 유전체(게놈, genome)란 생물 한 개체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유전자 세트(set)를 말합니다. 인간의 모든 유전정보는 23쌍, 즉 46개의 염색체(chromosome)에 나누어 기록되며, 22쌍은 보통염색체(autosome)이고 나머지 1쌍은 성을 결정하는 성염색체(sex chromosome) 입니다.
각각의 염색체는 DNA와 히스톤 단백질들이 결합하여 응축된 복합체로서 DNA 복제와 관련된 복제원점(origin)과 중심부위(centromere), 말단부위(telomere)로 구성됩니다. 세포분열시 중심부위에 방추사가 결합하여 염색체를 양쪽으로 끌어당겨 염색체가 잘반으로 나뉩니다. DNA는 생물의 모든 구성요소를 만드는 제조 명령에서부터 본능적인 생존방법까지 기록된 생명정보의 수록장치(recorder)이자 생물변천의 블랙박스(black box)입니다. 인간의 유전체(genome)는 4종류의 염기(A, G, C, T)가 30억 개 모여서 구성하고 있으며, 유전자 발현(gene expression)이 일어나는 부위는 2만~3만 개(약 2만 9천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46개의 염색체를 가지므로 92개의 텔로미어 말단이 존재합니다.
사람의 텔로미어는 6개의 염기서열, TTAGGG쌍이 수천 번 반복해서 배열되어 있습니다. 한번 세포분열이 일어날 때마다 말단에서 약간의 염기쌍들의 소실이 일어나, 인간의 정상세포는 50~100회 정도 분열이 가능하고, 실험실의 조직배양 세포의 경우는 약 50회 가량 분열하면 더 이상의 분열이 일어나지 못하게 되는데 이것을 '헤이플릭 한계(Hayflick's limit)'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세포는 분열할 때마다 그 텔로미어 말단의 일부가 복제되지 않아서 분열이 진행될수록 텔로미어 길이는 조금씩 짧아지고 일정기준 이하가 되면 세포 분열이 멈춘 상태로 남아 있다가 궁극적으로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것은 식물의 나이테처럼 세포가 얼마나 앞으로 더 분열할 수 있는지 말해 주는 '세포분열 시계(cell division clock)'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충분히 짧아진 텔로미어는 정상 세포가 더 이상 분열을 못하게 하는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텔로미어 이론은 postmitotic(세포의 증식기가 모두 지난) 세포가 관련된 노화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노화는 분열하는 세포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근육세포나 중추신경계의 뉴런세포는 성체에서 분열하지는 않지만 노화의 증상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생쥐의 경우도 텔로미어 이론으로는 설명이 어려운데, 텔로미어 길이가 사람보다 길고 텔로미어를 만드는 텔로머라제 활성을 가지고 있어 사람의 경우처럼 텔로미어가 점점 짧아지지 않았습니다. 텔로미어 이론은 체세포에 텔로머라제 활성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다음 포스팅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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