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포스팅에 이어서 텔로미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세포노화와 텔로미어
어떻게 생물체에서 텔로미어가 종양 생성의 억제나 노화 및 수명과 연관이 되는가 하는 것은 아직 충분한 해답을 주기에 부족하기는 하지만 많은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종(분류)에 따라 다양합니다. 효모에서는 약 200~300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고, 인간의 경우는 수 킬로 베이스(kilo base) 정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간의 경우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짐에 따라서 세포분열이 영구적으로 정지되는 노화(senescence)현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텔로미어의 특징을 살펴보면,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각 염색체 말단으로부터 500~200개의 텔로미어 DNA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를 잃어버립니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어떤 한계점(point)보다 짧아지게 되면 세포분열의 정지인 노화(senescence) 상태로 들어가게 됩니다. 세포분열이 정지된 노화 세포(senescent cell)는 세포사멸(apoptosis)에 대해 내성을 갖게 되며, 형태적, 생리적으로 노화 세포의 독특한 특성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를 '복제 노화(replicative senescence)' 또는 '세포 노화(cellular senescence)'라고 부릅니다.
인간 세포의 유전자는 23개의 부(아빠) 유전자와 23개의 모(엄마) 유전자가 합쳐 46개(23쌍)의 염색체로 구성되므로 염색체의 양쪽 말단부위에 위치하는 텔로미어는 세포 당 92개가 존재합니다. 여러 개의 텔로미어는 다양한 길이를 나타낼 수 있는데, 다양한 길이를 지닌 텔로미어 중에서 가장 잛은 텔로미어가 결정적으로 기능장애(dysfunction)를 초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생쥐(mice)의 경우 평균적인 텔로미어 길이에 상관없이 가장 짧은 텔로미어가 염색체 안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개체의 상태(갓 태어난 어린아이인지, 나이 든 노인인지), 그리고 장기(organs)나 조직(tissues)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어린아이에게서는 길고, 나이 든 고령자에게서는 짧아져 텔로미어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짧아져 가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시험관 내(in vitro)의 배양세포 수준이 아닌 인간의 체세포에서도 세포분열을 거듭할 때마다 길이 축소가 일어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체세포(somatic cell) 경우에는 DNA 중합효소(polymerase)가 염색체 말단의 단일 가닥 유전정보를 복제(replication)하지 못하기 때문에 세포 분열에 따라 텔로미어는 짧아지게 되며, 일정 길이 이하여 짧아진 경우 더 이상의 세포분열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생식세포(germ cell)나 종양세포(tumor cell)의 경우 텔로머라제(telomerase) 활성을 가지기 때문에 일정 길이 이상의 텔로미어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골수(bone marrow)에 있는 혈구의 줄기세포(stem cell)들은 정상 세포임에도 불구하고 텔로머라제 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텔로머라제 발견의 역사
텔로머라제는 텔로미어의 DNA를 복구하는 효소(enzyme)인데 이 효소 덕분에 짧아진 텔로미어의 길이를 어느 정도 이상의 길이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텔로머라아제는 텔로미어의 DNA 염기서열과 상보적인 염기쌍을 가지는 텔로머라제 RNA를 주형(template)으로 이용하여 텔로미어 DNA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입니다. 텔로머라제에 RNase를 처리하면 텔로머라제가 불활성화되는데, 이것은 RNA가 중합반응의 주형(template)으로 사용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989년에 텔로머라제 RNA(telomerase RNA, TR로 호칭함)가 cloning되었을 때 테트라하이메나 텔로미어 서열과 상보적인 CAACCCCAA 서열이 TR에서 발견된 것은 이러한 체계를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Thomas Cech 등은 텔로머라제 RNA와 함께 catalytic component인 두 개의 단백질(p123과 p43)을 테트라하이메나(Tetrahymena) 시스템에서 발견했습니다. 효모 시스템에서 Lundblad 등은 효모 돌연변이 가운데 EST(ever-shorter telomere) 표현형을 나타내는 3개의 유전자를 찾았는데, 그 가운데 EST2는 p123과 함께 역전사효소 도메인(reverse transcriptase domain)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 후 1년 뒤 사람의 텔로머라제(human 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 hTERT)가 발견되었습니다.
텔로미어와 개체 수명
텔로미어 길이와 인간수명이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지를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으나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진 것은 조직이나 장기의 기능 저하와 연관될 수 있습니다. 조직이나 장기의 기능 저하 또는 쇠퇴는 그것을 구성하는 세포의 상태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이해 가능합니다. 인간 이외의 다른 동물에서도 세포분열이 가능한 횟수나 개체의 수명과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를테면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할 때 수명이 3년 정도의 쥐는 15회 정도, 150년 정도의 거북이는 125회 정도의 세포분열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동물에 따라서는 상관관계가 없는 경우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쥐는 최대수명이 인간의 1/30에 지나지 않지만 의외로 쥐의 텔로미어(telomere)는 인간의 텔로미어보다 대체적으로 길이가 깁니다. 일반적으로도 인간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텔로미어는 짧아지고 있지만 개인마다 그리고 각 장기나 기관의 세포에서의 텔로미어의 길이는 각각 다르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모든 장기나 기관 세포의 텔로미어가 일괄적으로 단축되지는 않습니다.
텔로미어 기능장애의 결과
텔로미어 기능장애(Telomere dysfunction)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결과 중 하나는 유사분열세포(mitotic cell)로부터 유래하는 암(cancer)의 발생입니다. 기능장애를 가진 텔로미어는 유전체 불안정(genomic instability)을 유도하고, 이를 가중함으로써 이것이 암(cancer)을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텔로미어의 기능장애(dysfunction)는 다음과 같은 경우를 통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반복적인 세포분열에 의한 텔로미어의 손실(telomere shortening)
- DNA damage(DNA 손상)
- Telomere-associated protein 들의 변화
등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데, 위와 같은 세 가지 경우에 DNA damage response(DNA 손상 반응, DDR)를 유도하는데 이러한 DNA 손상반응의 결과는 경우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세포의 두 가지 방어체계인 세포사멸(Apoptosis, programmed cell death) 그리고 세포노화(cellular senescence), 또는 심각한 유전적 돌연변이(genetic mutation) 축적으로 인한 암세포 출현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악성종양(malignant tumor)의 경우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하기 위하여 텔로머라제 활성을 이용하거나 또는 재조합을 통한 텔로미어 길이 유지 방법을 이용합니다. 이에 덧붙여, 텔로미어 기능장애가 노화 표현형(aging phenotype)의 발생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며 그 증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텔로미어 길이의 단축이나 기능장애가 혈관 질환, 상처치료의 결손, 면역 노화(immunosenescence) 등과도 관련이 된다는 점입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서 텔로미어가 짧을 경우 각종 질병에 더 취약하게 되는데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노화가 더 촉진되고, 노화가 일어나며 질병이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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